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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의 幻影 (The fantasy of the Valley)

계곡의 幻影 (The fantasy of the Valley)

장       소 루시다 갤러리 제1전시실 (진주시 망경북길 38)
일       정 2018. 11. 20(화) ~ 11. 30(금)
관람시간 10:00 - 22:00 (수요일 12:00 - 22:00)
작가

김귀옥

휴       관

휴관없음

작업노트

남기고 싶은 신비의 흔적들

내가 처음으로 매혹되었던 피사체는‘바위와 돌’이었다.
지천으로 널린 돌들에, 땅에 발을 묻고 있는 바위에 이토록 오묘하고 다양한 빛깔과 모양이 숨겨져 있음을 발견하고 그 경이로움에 넋을 잃었다.

교직에 몸담고 있어 늘 바쁜 일상이었지만 주말마다 지리산 계곡, 옥천사, 만어사, 표충사 계곡 등 경남 곳곳을 누비며 돌과 바위에 탐닉했었다.
새벽에 계곡을 향해 길을 떠날 때마다, 촬영을 접고 되돌아올 때마다 힘들고 피곤하기도 했지만, 누구도 말릴 수 없었던 열정으로 설레고 두근거렸던 그 여정이 새삼 그리워진다.
충분히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갈증에 늘 목말랐고, 그래서 명예퇴직을 선택하며 오롯이 사진에 집중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새벽녘 아무도 없는 계곡에서 만났던 지리산은 능선마다 아름다웠고, 계곡마다 제각각의 아름다움을 갖춘 바위와 돌들로 넘쳐났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바위에 붙어 자라는 지의류(地衣類)들, 물속에 잠겨 반짝이던 돌멩이들, 그 속엔 새로운 우주가 담겨 있었다.
흡사 꽃송이 같기도 하고, 별자리 같기도 하고, 은하수가 흐르는 듯했고, 우주의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다.
모두 너무 아름다워 눈이 부셨고 마치 축포를 쏘는 듯한 화려함이 연속적으로 폭죽처럼 터졌다.
휘황찬란하지만 고운 얼굴을 어둠 속에 파묻고 있던 돌들의 빛나는 얼굴들...
새롭게 발견한 이 아름다운 미지의 세계를 담아 인화하고, 그 새로운 세계를 내 두 눈으로 다시 확인해 보는 과정...
그 작업이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떠난다.
바위, 물, 빛의 향연이 펼쳐지는 지리산 계곡으로...
층층이 담겨있는 세월의 빛깔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그 미지의 아름다움을 향해...

2018. 11 김 귀 옥